'오징어게임'·'기생충' 음악감독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 음악감독 겸 프로듀서 정재일이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음악 레이블 '데카 레코드'와 글로벌 계약을 체결했다.
9일 데카의 모회사인 유니버설뮤직에 따르면, 정재일은 데카와 첫 파트너십 앨범으로 오는 7월22일 정규 3집 '시편(psalms)' 인터내셔널 버전을 내놓는다. 선 공개 싱글인 '히스 데이스 아 라이크 어 패싱 섀도우(his days are like a passing shadow I)' 음원과 영상은 이날 공개한다.
지난 2월 발매된 '시편'은 정재일이 작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년에 헌정하는 음악을 위촉받은 뒤 느꼈던 것들을 녹여낸 음반이다.
끊임없이 돌고도는 역사의 거대한 쳇바퀴 속에 무기력하게 얹혀진 개인의 삶,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의 외침 그러나 그 안에서 끝끝내 기억해 내고 찾
아내야만 하는 진실의 순간들을 정재일이 마음 속에 되새기며 만든 음악이다.
2010년 7월 정규 2집 '정재일(Jung Jae Il)' 이후 약 10년6개월 만에 선보인 솔로 정규 앨범이기도 하다. '천재 뮤지션'으로 통하는 정재일이 작곡·오케스트레이션·피아노·프로그래밍을 도맡았다. 소리꾼 정은혜가 목소리를 보탰다.
이번에 발매하는 '시편'의 인터내셔널 버전에는 현악 앙상블 버전의 보너스 곡들이 4곡 추가됐다.
세계적인 감독들이 정재일을 낙점하기 전부터 마니아 층이 형성된 정 감독은 음악계에선 장르를 불문하고 유명했다.
수퍼 밴드 '긱스' 출신으로 이소라·윤상·박효신·김동률·보아·아이유·이적 등 정상급 대중음악 뮤지션 음반의 연주자와 프로듀서로 나섰다. 국악 기반의 월드뮤직그룹 '푸리' 출신이라는 점, 소리꾼 한승석과 함께 작업한 '바리aba
ndoned'와 '끝내 바다에' 작업도 주목할 만하다.
이뿐만 아니다. 연극 '그을린 사랑', 양손프로젝트의 '배신',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무용극 '어린왕자' '사군자, 생의 계절' 그리고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수상한 장민승 작가의 '보이스리스'와 아트필름 '오버 데어' 등 연극, 뮤지컬, 미술과 전시 분야에서도 정 감독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재공연한 극단 학전의 어린이 뮤지컬 '슈퍼맨처럼!' 음악에 참여하는 등 자신이 어릴 때부터 인연을 맺은 학전 김민기 대표와도 계속 작업을 하고 있다.
2019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와 BAFTA에서 수상을 하면서 음악 감독을 역임한 정재일 역시 국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오징어 게임' 역시 넷플릭스 콘텐츠 가운데 가장 많은 구독 가구가 시청한 시리즈에 등극하며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이어갔다.
지난해 말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선정한 '샤넬 넥스트 프라이즈'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정재일은 데카 레이블과 글로벌 계약과 관련해 "꼬마 때부터 수없이 많은 데카 음반을 들어왔습니다. 거장들의 역사적 음반으로 가득한 그 아카이브에 제 음악이 함께할 수 있다니, 그런 곳에서 제 음악에 귀 기울여 주셔서 기쁘다"고 말했다.
데카 레이블 공동 회장인 톰 루이스(Tom Lewis)와 로라 몽크스(Laura Monks)는 "정재일 음악감독과 함께하게 돼 매우 기대됩니다. 그의 독특한 작곡 스타일과 접근방식은 정재일의 음악을 더욱 특별하게 합니다. 이미 그의 작품을 통해서 대중의 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그의 음악이 더 커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버설뮤직 코리아 CEO 양범준 대표는 "이번 파트너쉽을 통해 뛰어난 아티스트이자 작곡가인 정재일과 함께 글로벌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전 세계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1929년 설립된 영국의 레코드 레이블 데카(Decca)는 같은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의 도이치 그라모폰과 함께 클래식을 대표하는 레이블 중 하나이다. 데카 카탈로그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는 게오르그 솔티,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정경화, 루치아노 파바로티, 안드레아 보첼리가 있다. 데카는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화, 방송 등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도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 '체르노빌(Chernobyl)'(힐두르 구드나도티르), 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No Time to Die)'(한스 짐머)를 발매했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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